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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DIY 시대? 슬레이트 오토가 제안하는 ‘이케아식’ 전기 트럭의 모든 것

CARDAM 2025. 5. 2.

전기차 시장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술력과 고급화를 앞세운 브랜드가 중심에 서고 있는 지금,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자동차를 이케아 가구처럼 ‘기본형’으로 제공하고, 소비자가 스스로 원하는 기능을 조립해 완성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기차의 DIY 혁명”라 부르며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블랭크 슬레이트’

슬레이트 오토가 선보인 전기 픽업트럭의 이름은 ‘블랭크 슬레이트(Blank Slate)’입니다. 말 그대로 ‘빈 캔버스’ 같은 차량이라는 의미입니다. 소비자는 기본형을 구입한 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옵션과 기능을 직접 추가해 나갈 수 있습니다. 기본형 가격은 약 2,880만 원에서 3,602만 원 사이로 예상되며, 옵션 없이 제공되는 만큼 대부분의 편의 사양이 빠져 있습니다.

이 차량은 후륜구동 기반이며, 150kW(약 201마력)의 단일 전기 모터를 탑재합니다. 배터리는 52.7kWh(약 240km 주행) 또는 83.4kWh(약 385km 주행) 중 선택이 가능하며, NACS 충전 포트를 통해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11kW AC 완속과 120kW DC 고속 충전도 지원합니다.

 

100가지 넘는 DIY 액세서리 키트 제공

슬레이트 오토의 전략은 기존 전기차 제조사들과 정반대입니다. 테슬라가 통합형 OS와 첨단 디지털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면, 슬레이트는 “아날로그 감성”에 집중합니다. 차량은 완전히 기계적인 조작을 전제로 설계되며, 기본형에는 스피커조차 없고 창문도 수동 크랭크 방식입니다. 스크린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거치대가 제공되고, 냉난방도 물리적인 노브와 스위치를 통해 조작합니다.

차량을 SUV 또는 쿠페형 SUV로 변형할 수 있는 플랫팩 변환 키트를 포함해, 100여 종의 액세서리가 제공될 예정입니다. 소비자는 이를 직접 조립하거나, 비용을 지불해 제조사에 의뢰할 수 있습니다.

 

‘미국형 경트럭’다운 실용성과 안전성

블랭크 슬레이트의 크기는 포드 매버릭보다 작지만, 적재함 길이는 152cm로 매버릭과 비슷하고, 적재 중량도 약 650kg 수준으로 준수합니다. 다만, 견인 능력은 454kg으로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제로백 가속은 8초, 최고 속도는 145km/h로 실용성 중심의 성능을 보입니다.

안전성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최대 8개의 에어백,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등을 탑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최고 등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추가 옵션으로 5인승 SUV로 확장 가능

기본형은 2인승 구조지만, SUV 키트를 추가하면 5인승 구조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키트에는 뒷좌석, 안전벨트, 에어백, 롤오버 보호 구조물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단순한 개조가 아닌, 안전성을 고려한 완전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옵션으로는 파워 윈도우, 오디오 시스템, 리프트 키트, 보조 스위치 등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시장 반응과 전망

슬레이트 오토는 비교적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했다는 루머까지 돌며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심지어 ‘슬레이트(SLATE)’라는 이름도 ‘테슬라(TESLA)’의 철자를 뒤섞은 아나그램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26년 4분기 출시가 예상되는 이 차량이 실제 시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중고차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고성능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편의 사양이 거의 없는 기본형 차량에 3천만 원을 지불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는 관건입니다.

 

 

슬레이트 오토,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까?

슬레이트 오토의 블랭크 슬레이트는 단순히 자동차를 판매하는 개념을 넘어, 소비자의 ‘참여’와 ‘선택’을 중시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점점 더 디지털화되고 고도화되는 현재, 정반대 방향의 이 전략이 얼마나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슬레이트 오토가 전기차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는 점입니다. 2026년, 전기차 시장에 ‘DIY 전기차’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등장할 수 있을지 기대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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